스쳐지나가는 것은 기억. 주마등을 제가 겪을 줄 몰랐다며 아이셀은 자조한다. 기억, 기억. 아아, 죽음의 순간이 되어도 찾아오지 못하는 죄책감아. 아이셀은 제 손으로 일린을 찌르던 순간을 기억한다. 너와 나 둘 다 천국에 가지 못할 테니, 지옥 가장 밑바닥에서 해후라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일린의 변질을 제 눈으로 보고도 아이셀은 무시했고, 제 뒤에 남겨질 마음약한 친구들을 무시했다. 아이셀은 그들에게 미안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저 지식으로 알았기에 웃을 수 있었다.
이 어리석은 친구야, 우리는 어째서 이리 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