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그로슐라에게 했던 말이 있다.
‘평화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쩔 건가요?’
그 때 그의 대답이 어땠던가. 저를 내려다보던 눈이 빛을 받아 옅게 금색으로 빛나던 것을 기억한다. 그의 그 날카로운 눈매를 기억한다. 그리고, 제게 이야기하던 낮고 상냥한 목소리를. 그 무뚝뚝한 어조를, 선명하게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