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미안해요.”
“......”
가슴에 물을 가득 채워서 숨이 막힐것 처럼. 당신을 보면 가끔 그렇게 내가 원망스러워서 눈물이 나와요. 자꾸 어딘가 모르게 가슴을 붙잡게 돼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당신 앞에서 아파해도, 그건 어쩌면 내 잘못이죠. 일어나지 않아서 원망하면 그것은 다시 나를 향해 돌아와요. 하루종일 하는 그 생각, 하지만 행복하고 당연한 생각. 그리고 그런 존재에게 나는… 내 기억을 되살리려고 당신의 기억 스킬을 써 버렸고, 결국은 이렇게 잠들게 해 버린 장본인. 그렇네요. ... 그 과학자는 왜 내가 만든 저장장치를 다른 사람 유전자에 이식하는 끔찍한 일을 했을까요? 나도 억울하고 기분이 나쁘지만, 다른 사람 인생은 하나도 배려하지 않은 연구였죠. 일말의 윤리도 없는 사람이 그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
“...그렇지만, 그일 때문에 당신을 만났네요. 나도 어쩔 수 없나… 그렇죠?”
이런 한숨도, 눈물도, 흘린 지 시간이 좀 지났네요. 모든 현실은 냉혹하죠. 하지만, 하지만… 이건, 말이 안 돼요. 너무 끔찍하니까요. 근데, 당신 얼굴이 보이면 그 생각마저도 사라져요. 이 사랑이 얼마나 소중하냐면, 판도라를 만나기까지의 모든 것들이 너무 다행스럽게 여겨지는 거 있죠? 그렇게 끔찍한 일인데도, 그 일이 아니었으면 내가 당신을 도울 수 있었을까요? 당신이 내게 그래요. 그래서, 많이 미안해요. 그런데 당신이 내 인생에서 사라지고, 볼 필요도 없는 사람이 되는 건… 어느새 괴롭고 말도 안 되는 일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