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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컥 솟아오르는 마음에 휩쓸려 셔츠가 손안에서 빠져나간다. 길을 잃고 혼자가 되어버린 손이 떨어진다. 텅 빈 왼손을 오른손으로 꾹 누르며 별이 군데군데 박혀있는 밤하늘로부터 고개를 돌렸다. 제 속을 엉망으로 가득 채운 검정을 대신하여 적막이 눈 안에 가득 들어차 손톱이 공허함을 짓이기며 파고들었다. 무어라 말하는지 알 수 없다. 바라보지 않으면 닫힌 세상에 갇혀 생각만이 질척하게 얽혀든다. 그것이 더없이 불쾌했다. 그 말밖에는 알맞은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불쾌한 사람. 싫다. 불쾌해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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