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 I want to hold your hands.
“사실 방금 말하면서 유성이가 귀찮다고 나 거절하면 어쩌나 했어.”
“내가? 너를? 그럴 리 없잖아. 난 이제 너 없는 1초도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인걸.”
와, 방금 그 소리 리카언니가 들으면 엄청 질투할 거야, 동생 뺏겨버렸다면서. 키득키득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고 터뜨렸다. 그가 나를 원하는 낯간지러운 말들이 너무 좋았다. 집에서 부모님이 내게 만족감을 줬을 때와는 다른,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간질간질해지는 사랑의 말들이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처럼 천천히 나를 집어삼키는 것 같았다.
그가 만든 음식을 먹고, 그가 준비한 대화주제에 맞춰서 이야기하고, 그가 준비한 것들에 맞춰져 가는 내가 있었고, 나를 위해 계속해서 무언가를 준비해주는 그가 있었다. 달콤하게 조금씩 쌓여가는 그의 사랑이 조금씩, 조금씩 나의 손을 잡고 나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가 그에게 맞춰져서, 더는 이전의 내가 아니게 되더라도 그의 곁에 남고 싶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병든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면 병들었다고 할 수 있는 그런 감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라도 그와의 관계를 원했다.
내가 없는 1초도 상상할 수 없는 그라고 하지만 정작 그를 원해서 나 자신을 포기해가는 나야말로 그를 배제한 1초도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게나 나는 그의 손길을 원하고 있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