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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며칠이 지났다. 쿠데타가 끝나고도 며칠. 일린은 장관의 집 앞에서 며칠을 기다렸지만 그는 등장하지 않았다. 한 번 정도 얼굴을 내밀 수도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일린이 그의 집에 침입하도록 허락된 틈도 없었다. 미쳐가는 정신, 서서히 밀려드는 불안. 금단증세에 가까운 것을 보이는 일린의 앞에 나타난 것은 아이셀이었다. 뻔뻔한 얼굴을 저답게 내밀며 아이셀은 어색하게 웃다가, 미안함을 가득 채운 표정을 짓는다.

  "그는 나오지 않아."

  "무슨 개 같은 소리야?"

  "일린, 너는 신뢰를 잃었어."

  차라리 그가 너의 죽음을 바라고 있다고 말하는 쪽이 일린에게 덜 충격적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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