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다.”
“괜찮아요, 그로슐라.”
그 생에서 처음으로 입에 담는 이름은 달큰하기 짝이 없어, 웃음이 나왔다. 죽음 앞에서야 비로소 웃음이 잦아졌다. 텅 빈 속을 모두 갈라내고 나서야 감정이 튀어나오는가.
“말하지 마라.”
이 상황은 싸구려 영화 필름에서, 길거리에서 굴러다니는 책에서 흔히 보였는데. 머릿속을 스치는 말에 아이셀은 울컥 이는 피를 무시하며, 입을 열었다.
“이 상황에서 고백하면 사망플래그겠죠?”
비정상적으로 가벼운 말. 그로슐라가 표정을 찡그리는 모습이 보여 아이셀은 또 다시 실없는 웃음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