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 맑은 하늘은 잎 사이로 올려다 보이고, 서서히 숨이 멎는 것이 느껴진다. 따가운 볕을 가리는 나뭇잎의 초록색. 평화를 상징하는 색에 웃음이 나온다. 세 번째 삶이 되어서야, 비로소.
나는 죽음으로 무언가를 이루어 낸 것이다. 그러니,
“울지 말아요.”
울지 않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건 버릇이었던가?
“나는 죽음으로 얻은 게 넘치니까.”
역광으로 인해서 그로슐라의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